우엉이

한국의 두 노벨문학상 후보^^

voodoo chile 2006. 1. 28. 18:39

황석영의 <<장길산>>은 내가 재수하던94년에, 에라이놀면서 책이나 읽자고 달려든 대하소설이다. 그 때 작심하고 <<태백산맥>>, <<임꺽정>>을 내리읽었다.재수하는 심정은 재수해본 사람만이안다고,그 암담한 시간을 때우는 데는 이런 장편을 읽는 게 그만이었다. 물론 더 큰 낭패감이 1년 뒤 나의 대학생활에 찾아오리란 것을 그 누가 알았겠는가만 거기에 대한 첨언은 생략.

길산이가자란 곳이 황해도 문화라는것은 반가웠다. 내 본관이 문화인데 몇몇 사람들이 문화가 어데 있냐고 의심을 하였고, 나도 아버지가 황해도 어디쯤에 있다라는 말 외에 구체적으로 들은 바가 없어 정말 그런 데가 있긴 있나 궁금했는데, 이렇게 그 곳이 직접 소설의 무대로 나올줄이야. 산도적놈들이 그 곳 멸악산이나 해주에 자주 창궐하였다는 것은 홍명희 선생이 한번 더 확인해주었다.황해도가 목이 좋은가벼. 하긴 사신들이 들고 나가는 물품이 좀 값이 나갔겠는가.어쨌든, 내가 이문열과 더불어 좋아하는 소설가이다. 둘의 정치색깔이 많이 다를 터인데도 말이지-물론 나의 주관적 판단이므로 신뢰하지 말길.

고은 시인에게 실례일지 모르나 난 그가 쓴자전적 소설을 먼저 읽었다. 그가 쓴 시를 꼼꼼이 읽어 본적은 없다. 그가 쓴 소설도 역시 94년도에 경향신문에 연재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엄청난 주량, 방랑벽, 몇 번의 자살시도가 그의 글에서 기억난다. 글은 좀 난삽했던 거 같다. 난 이 분께 약간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대산 문화재단에서 문학의 밤 행사가 있었을 때, 그날 미리낭송하기로합의(?)된 외국 시인들과 함께 이 분도 함께 시를 읊조렸는데, 난데 없이 로버트 하스를 끌어들였다. 준비안된 번역(하스도 당황했다)으로 즉흥시를 옮기기가 뭣하여, 난 그냥 가만히 있었지만, 미리 통역한 다른 수행원들과 비교된다 생각하니 어지간히얼굴이 후끈거려야지. 그래도 나랑은 동향이시다. 또 시골티 내는 건지 모르지만 채만식과 고은이 내 고장에서 나왔다면 좀 자랑하더라도 봐줄만 하지 않겠는가.

이 사진은 나도 함께 간 판문점에서 두 분이 나란히 정답게 서 있는 모습을 담은 것이다. 때는 바야흐로 2005년 5월 하순 무렵이었고.

아카시아 꽃내음이 진동을 하던 그 곳이 참 평화로웠다. 휴전의 아이러니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