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

음악회에 다녀와서

voodoo chile 2006. 4. 21. 01:45

지금이 내게 얼마 남지 않은여유로운 때임을 짐작한다.

그 여유가길지 않은 건 정말 유감이다.

나도 그걸 의식하나다른 사람도 그걸 의식한다.

이런 기분은 별로 달갑지 않다.

성남 시향의 연주로,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을 실황으로 처음 들었다.

그에 앞서 11년 만에 다시 예술의 전당에 찾아오게 되어 감개 무량까지는 아니더라도, 여러 잡념과 회상이 교차했다.

당시 칸딘스키 전시회를 보러 친구랑 같이 왔었다. 참 먼 곳에 있다고 느껴졌는데, 지금도 그렇더라.

그의 피아노 협주곡 외에 잘 아는 게 없지만, 오케스트라 사운드는 교향곡이나 협주곡이나 얼마간 비슷한 느낌을 준다. 무척 서정적이고, 귀에 감기는 멜로디가있다. 특히 제 3악장,주제음이 크레센도로 올라갈 때 심장이 울컹거렸다.근데 나만 그런게 아니었던 모양인지 옆에 있는 사람도 가슴을 쓸어내리더군. 끝나고서 기립박수를 하고 싶었지만 그런 사람이 아무도 없어 그냥 의자에 앉아 열심히 박수만 쳐댔다.왼편에서 얼라들이휘파람을 불어대며 제법 흥을 내긴 하더라만.앵콜 곡으로귀에 익은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왈츠, 이 역시 실황으로 처음 들었고, 음, 역시 좋았다. 음반이 이런 현장감을당해낼 수 없는 건 너무나 당연하지. 그리고 동행한 이랑 간단히 커피한잔.

기대했던 하루를 잘 마무리 했지만좀 허전하다. 이 느낌이 고독인지는 잘 모르겠다.

충족과 아쉬움이 교차한 하루,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