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30대 대부분의 기억이 깃들여 있는 곳, 텍사스 칼리즈 스테이션을 떠난다, 내일 아침 비행기로.
며칠 전 달라스에서 내릴 때 뭉클했던 감정이 다시 떠날 떈 또 어떤 느낌일까 긍금해진다.
그 지긋지긋했더 박사논문 심사가 끝났을 때 기쁠 줄 알았지만 조금 허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그리핀 교수가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말을 했을 때 그래, 성공했구나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몰론 나는 내 논문에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아직도 수정할 부분이 있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는 것도 안다.
지도 교수의 친절과 호의에 감사한다. 더불어 나를 저녁에 초대한 두 지인과 점심을 대접한 다른 한 지인의 환대를 잊지 않으리라.
사람들은 변하였고 아이들은 어른이 됐는데 내 기억이 나를 속인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들이 있었다.
이를 테면, 교회에서 내가 아는 분의 큰 딸이 다 큰 줄 모르고 막내 여동생을 그 언니와 착각했던 것이다.
어찌됐든 풍경으로 남아 있을 사람들과 건물들을 오래 보는 일은 그리 달갑지 않다.
이 곳의 무딤과 권태로움이 싫었고 더 있으면 똑같은 감정을 느끼리라.
안녕, 텍사스, 언제가 또 올 날이 있겠지. 그래도 고마웠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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