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 읽은 <<토지>>가 떠오른다.
자신의 아내와 도망간 김환을 잡으러 최치수는 강포수를 대동하고 지리산에 들어간다. 거기 한 사찰에서 대면하는 우관과 최치수의 심리묘사와 둘 사이의 소리 없는 대화는 가히 전율적이었다.
윤씨부인이 귀녀의 거짓을 듣고 "옳거니!"라는 말을 외치는데 묘하게 인상에 남는다."딱 걸렸어" 이 뜻일텐데.
최참판댁의 치부는 아름답지 않다. 최씨 집안의 흥망성쇠는 알레고리가 될 수 없다. 서희 역시 집안의 보존을 위해 전략적인 친일을 했다.
토지가 신비주의로 빠지는 한 장면이 있다. 월선이 김평산의 모습에서 살인귀의 환영을 보았을 때. 딱 거기까지이다. 훌륭하다.
불교와 동학에 대한 선생의 해박함도 놀랍지만 그에 앞서 그의 관심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인간의 성정에 대한 세심한 통찰은 언제 한번 다시 찾아 읽어보리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의외로 가정 폭력에 대해서 일상다반사인양 무심한 처리이다.
토지 후반부에 묘사되는 진주의 여고 기숙사 생활은 선생의 처녀시절을 회상하는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미소와 함께 아련함이 느껴진다.
확실히 재미는 전반부에 더 많이 있다. 그만큼 가능성이 더 있었던 시대였기 때문이리라.
진주, 하동 사투리가 정답게 느껴진다.
사진을 보니 대단한 미인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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