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 엄마랑 소머리국밥을 먹었다. 별로 내키지 않는데 엄마는 한사코 그 식당 깍두기가 맛있다며 같이 가자고 했다. 혼자 가긴 뭐하니 그러자는 것이기도 했다. 요샌 고기가 그다지 맛있다고 생각치 않는데-- 물론 생선은 제외이지만-- 더군다나 소머라라니, 나는 영 질색이었다. 나온 음식은 그냥 먹을만했다. 뿌연 국물에 저민 고기가 올라왔다. 설렁탕 맛과 크게 다른 게 없었다. 먹다가 엄마가 흘러가는 투로 예전 외할머니가 어느 잔치날에 소머리를 사와 푹 고와먹었다는 말을 했다. 그 때 번득, 엄마가 할머니를 그리워하고 그 때의 음식을 생각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근처 커피숍 엔젤리너스에 논문 쓰러 종종 간다. 여자들이 왜 애용하는지 최근에 알았으니, 그곳에 따로 흡연실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아직 여성들이 밖에서 담배를 피지 못하는 분위기다. 뭐 이래...
바둑은 정말 마성의 놀이다. 그 지극한 오묘함을 얼핏 눈치는 챘지만, 이젠 조금 줄여야겠다. 더불어 담배도.
얼마 전 철학과 교수가 된 어느 선배와 얘길 나누다 든 생각, 의외로 용감무식하다.
이번 학기 강의를 배정받지 않았다. 이젠 진정한 백수가 되었다. 집에 조금 미안하긴 하다.
광양매화를 보러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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