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경기를 보고
20070707 Austin, Roundrock Express Stadium
휴스턴으로 이적했다는 소식은 접했는데 곧장 매이저로 승격되지는 않았나 보다.
며칠 전, 오스틴에서 경기가 있다는 소식을 우리 동호회원들이 알아냈다. 마이너 트리플 경기는 그 곳에서 열리나보다. 어쩌면 미국에서의 마지막 등판이 될지도 모른다는 누구의 말에,설마 그러기에 하겠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여기와서 박찬호를 볼기회가 흔하지 않을것은 분명했고, 그래서 갔다,Roundrock경기장으로.
초반에도 볼 넷이몇번 있긴 했지만,3회까진 무실점으로 잘 버텼다. 그러나다음 회부턴 그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에,아슬아슬하게 넘어간 홈런 두방에, 안타에 보이지 않는 실책까지 겹처결국 여섯 점을 내주고 6회에 내려왔다.아, 저렇게 무너지나, 그러면 매이저에 못올라 가는 거 아닌가, 나뿐만 아니라 그 곳에 모인많은 한인들이 안타까워 했으리라.그런데 참 지쳐보이긴 했다.
면도를 안해서 얼굴엔 수염이 막자라 있었고 나잇살덕분에 과거 다저스 시절의 날렵한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그육중한 몸으로 큰 와인드 업 없이 간단한 동작으로 공을 뿌렸다. 최고 구속은 91마일 정도. 리베라의 폼을 연상시키는 상대방 젊은 투수가 96마일의 공을 지치지 않고 5회까지 뿌려대며 완봉으로 막아내는 모습이 대조가 되더라. 고놈아는 매이저로 올라갈 듯.
누군가는 지고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패자의 모습을 보는 것은별로 기분좋은 일이 아니다. 특히나전성기를 지난선수가 나이를 먹고 난타당하는걸 보면 치욕스럽기까지 하다. 그래도 계속 싸우길 원하는 건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일테니까...
20070707 김우기 감독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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