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ers!

11월이다. 기말 페이퍼를 준비하고쓰다보면 그냥 휙 지나갈 것 처럼 보이는 달. 지난 두 달도 그랬지 뭐.

참나무의 도토리는 다 떨어져도 주워가는 사람 하나 없고, 잔디는 찬 가을에도 자라는지 아파트 주변에 윙윙풀베는소리가 들려온다. 다시 여름을 기다리는 이 심리란...암튼 텍사스도 사계절이 있다는데, 눈 내리는 건 기대 안하지만 다시 포근해졌으면 좋겠다.

내일 조지 엘리엇의 [Romola] 읽기를우리 팀이 진행하게 됐다.혼자 읽기도 벅차 죽겠는데 이런 일까지 겹치면피곤의 강도가 더해진다. 내가 맡은 부분은 이 소설의 역사적 배경과 함께Girolamo Savonarola라는 듣도보도 못한 인물을 조사해오는 거다. 엘리엇의 유일한 역사소설인데 메디치가문이 흥망하던 15세기 말의 플로렌스가 배경이고 마키아벨리가 등장하여 재밌을 줄 알았으나 읽다보니 지루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유식한 이 여성작가의 이태리어 구사를 이해하려면 책 뒤에 있는 주해를 몇번이나 왔다갔다 해야하며, 또등장인물은 왜 이렇게 많냐고. 엘리엇 소설의 특징을 꼽으라면 우선 대부분평균 500페이지 가량의 두께에(이젠 그러려니 한다), 등장인물이 많아서 누가 누군지헷갈린다는 점, 그리고 가끔 들어줄 만한 부분도 있지만 잔소린지 뭔지 설교가락이 많다는 것 등등. 앞으로 당분간 빅토리아조 소설 수업은 피해가지 않을까 한다. 여유 있는 학기때 들어두면 좋겠다.완전두께로 승부하는 건데, 어디서 가닥을 잡아 글을 쓸까 조금 난감하다.

안그러고 싶은데다 못읽어서, 발표 준비도 다 안돼서,밤샐 예정.근데 자발적으로 팀장을 맡은 Debbie라는 아줌마도밤샐거라고 이멜이 방금 전에 왔네.은근한 발표문 독촉과 함께마지막 문구엔 cheers, 흠흠, 여러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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