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 내리니 섭씨 14도, 휴스턴에 도착하니 20도. 겨울 파카를 입고 온 게 무색해지는 순간.
어쩜 속이편하군.뭔가를 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보는그곳에서나 주변의 배려, 간섭에서 멀어져서 좋다.
가족의 안녕에 계속 마음이 가는 것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자잘하게 여기에 쓸 것 까지는 아닌 거 같다.
아, 물론 다시 내가 밥을 지어먹는다는 사실이 어째 생소하네, 허허.
좀 더 현실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겠다.
내가얼마간 이상적인 사람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런나 자신을 인정하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한 사건에 의해서였다.
순간 조금 어리둥절 하긴 했는데 그 후에 든 느낌은마치시원한 바람이지나간 것 같았다. 이런게 에피파니일까? (일기가 아닌 이상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 적지 못한다.)
이제 그런 뭉쳐진 마음을 풀어주자. 그리고 나 자신에게 더 몰두하길.
시차적응은 어느 정도 된 거 같고, 오전엔신발을 빨았고, 점심 먹은 뒤엔 뭘할까 잠깐 한가한 생각을 하고 있다.
오늘 이 곳은 루터 킹 목사를 기리는 휴일이고 내일은 오바마가 취임하는 날이다. CNN 뉴스를 보니오바마가 킹 목사의 연설 문구를 따라하는 모습이 나온다. 당선된 후 그의 시카고 연설을 인상 깊게 보기도 했지만--무대처럼 꾸며진 그 곳의 분위기도 일조를 하긴 하였지만--수사학에 조예가 있는 정치가인 거 같다. 아마도 내일 Glasscock center에서그의 연설을 비춰준다기에 한번 가볼까 한다.그래, 나도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