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짬이 고향 시립 도서관이나 서점에 들러 요새 무슨 책이 나왔나 들여다 보곤 한다.
오세영이 그린 만화 [토지]가 그 중 눈에 들어왔는데 아직 완간은 안 된듯 하다.이 책을 보고싶은 맘은 진작 들었지만 언제 다 읽을 지 기약할 수 없어 그냥조금 보다 내려놓았다. 석영중 교수가 쓴 [도스토에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도 잠깐 봤는데 매우 잘 읽히고, 황석영의 [개밥바라기 별]은 그냥 앉아서 다 읽을 작정이다. 김훈의 에세이도 다 읽진 못했지만 그 중에 박경리 선생을 추억하는 글은 매우 인상적이었다.서울에 올라가선 선생님이 말한 다른 책 몇권도 더 사들였다. 사실 Prelim을 앞두고 있어이래저래 다른 책들에 신경을쓰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그리 된다. 어떤 이는 자신이 공부를 정말 좋아하는지 아님 책을 더좋아해서 대학원 공부를 하는지 잘 알 필요가 있다고 충고 비슷한 말을 하던데,그 말이 별 시덥지 않다. 아무렴 어떠냐.아무튼, 그렇게 하다보면 내가 방학 때 읽으러 가져온 책은 저만치 치워져 있다. 그러고보니별 감흥도 없는 [Tom Jones]를완독하는데 참 긴 시간이 들었다. 이 소설이 18세기 리얼리즘에서 어떤 위치를 갖는지 더 공부해봐야 알겠지만,엔터테이너로서 스스로를 내세우니 별로 할말이 없다. 그래서18세기가 문화연구자들에게 저리도 인기가 많은 것인가? 차라리 그 시간에[토지]를 다 읽었으면 좋았겠다. 이청준도언제한번 다 읽고 싶다.작가에게도 돈은 중요하다. 그러나 나는 아직 그렇게만 말하는건 좀 위악적인거 같단 생각이 든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내가 방학동안 무슨 공부만 하는 거처럼 보이겠다. 사람 만나기도 귀찮아 이젠 빈둥 빈둥댄다. 복귀 일주일쯤 남았고 삼촌을 보러 여주에 잠깐 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