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의 전화를 받고
별 다른 일이 없어 여기에 글쓰는 일이 뜸해졌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어서인지, 아님 내 신경이 둔해져셔인지,말할 거리를 찾는게 조금 궁색했다.
때론 이런 곳에 익명의 독자를 상대로 글을 쓰는 것이 별 무소용인것 같아 그냥내버려둬도상관없을 듯 싶었다.
어제 학교 연구실에있는데 한국에서후배 하나가 전화를 해와 안부를 묻더니 나보고 여기에 글 좀 쓰고 사진도 올리란다. 내게도 이런 애독자가 있었구나, 그런데뭘 써야 할지...
글을 쓰는 것은 쉬워도 내가 쓰는 글을 다시 읽는 것은 곤혹스러울 때가있다.
일기라고 말하기는 뭣하고, 블로그에 글을 올려도 언제나감춰진 것은 있게 마련이다.
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의식적으로 내 내면을 보여주는 것이 조금은 꾸며진 거 같아선뜻나서지는 못한다.
누군가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이나 자서전을 읽는 것도 비슷할 것이다. 나중에 나도 나이를 먹으면 자서전을 한번 써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군.
글은 밤에 잘 써지지만요새 신경쓸 일이 많아서인지좀 피곤했고,그래서그냥 맥주 한병 마시고 잤다가 아침에 일어나 이 글을 쓴다. 때로 새벽 서너 시경에기차 기적 소리를 듣는게 좋기도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시 균형을 맞추고 달리기를짬짬이 하련다.
어제는 내 지도교수 오패럴 선생께 고마움을 느꼈다. 전날 교회에서 내 마음을 가다듬은 것도힘이 되었다.사실 큰 고민거리는아니고, 단지 내 스케쥴이 어떤 식으로 나갈 것인가를 생각했던 것인데,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듯 싶다.현명하고 인자하신 선생님. 나보고 미국에 남을 건지 물어보는데그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중요한 것은 결국 내 논문이라고. 덕분에 이제맘편히 내 논문에 몰두할 수 있겠구나 라는 안도감이 든다.
어떤 논문을 쓸지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밝히도록 하겠지만,큰 키워드는 영국 소설의리얼리즘, 곧 재현의 문제가 되겠다. 물론문학 양식으로서의 하나, 그리고 인식론과 결합된 윤리적측면에서 보는 다른 하나, 이 둘의관계가 내가 하려는연구 과제다.이렇게 뭉뚱그려 얘기하면 너무나 포괄적이고막연한 거 같으니 나중에 천천히 얘기하도록 한다. 다행이라 여기는 것은지도 교수도 나보고 몇세기소설 전공해라 이렇게 말하지 않고내 주제에 지지를 한다는 것이다.
제약된 환경에 생활하지만, 난 잘 지내고 있다.